소유권의 유무와 상관없이 우리는 같은 시민입니다.

2019-12-24

연희동 청년주택은 ‘세입자가 주민이 되는 집’이라는 컨셉으로 소득과 연령을 기준으로 선발하는 집입니다. 기준을 만족시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입주를 신청하고 절차에 따라 입주할 수 있습니다. 이 사업에 대해 인근 주민분들은 사업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해당 사업이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서두에 하지시만 이 사업이 진행되면 인근 초등학교의 교육환경을 헤칠 것이라 공공연하게 주장하십니다. 무슨 이득을 보기에 아이들에게까지 피해를 끼치면서 사업을 진행하냐는 주장을 하십니다.


존재만으로 사람을 해치는 사람은 없습니다. 청년이 함께 산다고 해서 집값이 떨어진다거나 폭력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우범지역이 될꺼라는 주장도 마찬가지입니다. 특정 사람이 존재하는 것만으로 무언가를 해친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려운 억측일 뿐만 아니라 특정시민을 배제하고 모욕하는 폭력입니다.

소유권의 가치에 도움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많은 혐오와 모욕이 용인되어 왔습니다. 2013년 행복주택 도입될 때 공청회에 간 적이 있습니다. 버스 차량을 타고 행복주택 반대라는 피켓을 가진 분들이 공청회에 왔고. 저는 제 차례가 되어서 26살 청년임을 밝히며 주거문제를 겪고 있는 우리의 이야기도 고려해달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야기를 하던 도중에 저는 한 여성분에게 마이크를 빼앗겼고 그리고 그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행복주택에 들어온 청년이 내 자식을 폭행하면 그땐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이냐고 말하셨습니다. 존재만으로 폭력을 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를 어떻게 그렇게 함부로 합니까. 누구도 제지 하지 않고 사과하지 않고 그들의 의해 그 자리는 파행되었습니다.


연희동 청년주택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한 친구는. 연희동이 무서워졌다 말합니다. 연희동은 참 살기 좋은 곳이라 생각했는데 이젠 왜인지 무서웠다고 합니다. 왜 그래야 합니까. 이 사람이 무엇을 잘 못했습니까. 소유권을 가지지 않은 것이 잘 못입니까. 이런 이야기를 들어야하는 이유라고 우리가 합의한 적이 있었습니까.

우리는 소유권에 대해 그렇게 합의한 적 없습니다. 처분권과 개발권을 허락했을 뿐 토지 소유권을 존중한다는 것이 다른 시민의 존재를 부정하고 공격해도 되는 것이라 합의한 적 없습니다. 목동 행복주택은 취소되었고 소유권을 가지지 못한 어떤 시민은 함께 살 수 없었습니다. 유수지 건축의 위험, 체육시설 유지, 교통난 등이 명분이었지만 그 외 많은 건축행위들은 그런 질 문 없이 진행되었습니다. 다른 건축물과 달리 행복주택이 들어서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허락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1인가구 청년 1/3이 지하, 옥탑, 주택이외의 거처 최저주거기준 미달 주택에 살고 있는 사회이지만 그래서 그들을 위한 주택을 짓겠다고 의회에서 합의해서 예산을 편성하고 사업을 진행하려 했지만 진행되지 못했던 것은 허락되지 못했기 때문었습니다. 연희동도 그런 위기에 마주해있습니다. 마치 소유권을 가진 자의 허락에 의해 소유권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은 함께 살 권리를 허락받는 것 같습니다. 너무 많은 곳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그만하면 좋겠습니다. 소유권의 횡포를 멈추어야 합니다. 소유권을 가진 사람과 소유권을 가지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다른 것이어야 합니다. 경제적 재산에 따른 편리함의 차이일 뿐 다른 어떤 차별도 허용해선 안됩니다. 소유권의 유무와 상관없이 우리는 같은 시민입니다. 우리는 이미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고 앞으로도 함께 사는 같은 시민입니다.

집값을 떨어뜨리겠다는 말이 아닙니다. 

한국 사회에서 한 사람이 마지막으로 가진 주택하나가 어떤 안전망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자녀의 결혼 자금일 수도 있고 노후자금일 수도 있고 가족 중 한명이 혹시나 아프면 기댈 수 있는 마지막 안전망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다른 사회를 만들어가자고 하는 것입니다. 소유권에 갇혀진 안전한 사회가 아니라 소유권의 유무와 상관없이 안전한 사회를 만들자고 하는 것입니다.


연희동 주택을 공급하면서 앞으로도 주민분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4060655&code=61121111&cp=nv&fbclid=IwAR0wWuXHEvukdHeJUJTuoHpjBpbH_yE5aG8cfCt-0TWuHrDjMkagMQQ084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