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직면하고 싶지 않을 만큼 아픈 사실들을 다시 직면하기도 한다.

2015-01-20

때론 직면하고 싶지 않을 만큼 아픈 사실들을 다시 직면하기도 한다.


그 사실에 화가 나서 욕을 쏟기도 하고 스스로 무력해져 멍해지기도 한다.

2009년 1월 20일, 6년 전 오늘. 용산 남일당 건물에서 6명의 사람이 죽었다.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일부로 용산 개발이 추진되었고 권리금 등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 했던 상가를 운영하던 사람들은 망루에 올랐다. 5명의 철거민과 1명의 경찰이 주검으로 돌아왔고 농성자의 시신은 유가족의 동의도 없이 부검되어 돌아왔다.

경찰 1명의 죽음에 대한 책임으로 살아남은 농성자들은 모두 구속되었고 5년 만기로 마지막 농성자가 작년 출소했다. 하지만 5명의 농성자의 죽음에 대해 책임을 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당시 용산참사 사건을 총괄했던 경찰청장 김석기는 현재 한국공항공사 사장이 되었다.

자기 일터를 지키려 했던 보통의 사람이 삶을 잃었다. 삶터를 잃었고 생을 잃었고 감옥으로 갔다. 한강르네상스 사업은 폐기되었고 아무렇지 않은 듯 남일당 건물 터는 빈 공터로 남아있다.

아직도 그 때 그 사건이 왜 어떻게 일어났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진압 명령은 누구로 부터 시작되었는지, 주검은 어디서 발견되었는지, 시신은 왜 부검된 후에야 유가족에게 돌아왔는지.

6주기 추모제에서 한 유가족 어머니가 행사에 참가하신 세월호 유가족에게 말하셨다. "그 사건이 일어나는 걸 보고 아이고 저걸 어쩌나 너무 불쌍하고 가슴아팠다"

용산참사와 세월호는 서로의 거을이 되어버렸다. 세월호는 미래의 또 다른 사건을 거울이기도 하다. 우리가 허용한 사회의 기준은 무엇이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