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으로 호명받지 못했던 당신에게 투표하세요

2014-06-03

며칠 전 행사를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선거 유세를 하고 있는 청년들을 만났습니다. 신촌 번화가와 서문, 서대문 우체국 쪽의 자취하숙방들을 잇는 작은 골목길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었습니다.


민달팽이 일을 하다 보면 주택을 소유하지 않거나, 가정을 꾸리지 못한 사람은 주민으로 호명받지 못하는 상황을 마주합니다. 행복주택 반대 의견의 주민이 그러했고, 경희대학교 기숙사에 대한 주민의 의견이 그러했습니다. 그 ‘주민’에는 세입자나 청년들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언론이나 정치의 공간에서 호명하는 ‘주민’에는 조기축구회, 부녀회 등의 정기 모임을 하거나, 평일 낮에 진행되는 공청회에 올 수 있는 사람만을 지칭되곤 합니다.


집을 소유하지 못하더라고, 가정을 꾸리지 않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은 그 동네에 ‘주민’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일터와 학교를 오가느라 자신의 의견을 특정한 자리에서 이야기하지 못하고 1~2년에 한번씩 이사를 다녀야 할지라도, 엄연히 그 동네에 자신의 삶의 터전을 꾸리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들도 자신의 삶을 나름의 방식으로 동네에 기록하고, 동네와 만나고 있는 같은 ‘주민’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주민으로 호명받지 못하고, 스스로 주민이라 생각하지 못하는 청년, 우리의 모습이 늘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다행입니다. ‘주민으로 호명받지 못했던 당신에게 투표하세요’라고 외치는 한 후보가 작은 골목길에 찾아오니 다행입니다. 투명화된 사람들을 ‘주민’으로 초대하는 후보가 있어 참 반갑습니다. 골목에 떠도는 사람들을 ‘주민’으로 초대하려는 노력이 참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