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타고 오는 길에 전화 한통을 받았습니다. 익명을 요구하는 발신자는 민달팽이 유니온에서 일하시냐며 연락이 왔고, 내용은 대학생기숙사 건립이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있다는 이야기를 전하였습니다.
내용인즉 서울시에서 저소득층 대학생 기숙사 건립 계획이 주변 아파트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있다는 것이었고, 반대 이유는 소음, 일조권 침해로 인해 가구당 2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관련 기사를 읽고, 지도 검색을 통해 지역을 살펴보고 난 후 더욱 좌절스러웠습니다. 아파트는 남쪽을 향해 있었고, 기숙사 건축 예정지는 아파트 동편에 있었습니다. 소음은 대학생들의 술문화로 인해 우려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최근에 서대문구에 들어서는 저소득층 대학생 기숙사 주민설명회에 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4층짜리 건물에 3~4층을 대학생기숙사로 쓰고, 지하와 1층은 주차장, 2층은 공용시설로 쓴다는 계획이었습니다. 40여명의 사람들이 왔고, 약주를 하신 할아버지와 1분의 중년, 2분의 중년여성분들께서 학생기숙사는 안된다며 의견을 피력하셨습니다.
연애에 혈기왕성한 대학생이 들어오면 기숙사가 모텔처럼 유흥공간으로 변할 수 있다. 쓰레기, 소음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대학생들이 차를 끌고 오면 주차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결국 마지막엔 6억짜리 내 집을 10억에 사줄 것이 아니면, 나는 절대 동의하지 못한다며 소리를 지르셨고, 행사장은 엉망이 되었습니다.
자산이 없고, 소득이 없어, 원룸, 하숙, 고시원에 살 수 밖에 없는 청년들은 서울시평균아파트의 임대료의 2.5배가 넘는 평당 임대료를 내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서울시내 사립학교의 평균 기숙사 수용률은 9%에 못미치고, 한달 임대료 40만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80시간이 넘게 일해야 합니다.
대학생/청년이 밀집하여 살고 있는 대부분의 곳은 젊은 사람들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어머니도, 아버님도, 아이도, 학생도 함께 살고 있습니다. 사람 대 사람으로 가지는 갈등이 있을진 몰라도 그 갈등을 조정하고, 조율하며 함께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곳이라고 소음문제가 더 크거나, 쓰레기 문제가 더 크거나, 범죄가 더 발생하진 않습니다. 대학생/청년이 그리 특이한 존재는 아닙니다. 으레 어느 동네에나 있는 사람일 뿐입니다.
일조권 침해, 우범지대화, 소음 등의 이야기가 백화점이 들어선다고 했을 때, 영화관이 들어선다고 했을 때, 상업시설이 들어선다고 했을때도 똑같이 이야기 되었을까 궁금합니다. 그 때도 ‘우리 동네가 힘이 없어서 기숙사를 막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합니다.
‘집 값은 오르는게 당연한 사회’에서 백화점, 영화관, 상업시설과 같은 달콤한 시설이 아닌 학생들의 기숙사가 들어온다고 했을 때 가지는 허탈감이 얼마나 크셨을까요. 평생을 다해 마련한 집에 대한 기대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좌절도 크셨겠지요. 하지만 집값이 상승하면 그것을 누가 감당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셨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건 누군가가 현금으로 가져다 주는 것입니까? 영화관에서, 상업시설에서 돈을 주는 겁니까? 아닙니다. 우리가, 누군가에 자식들이 그 만큼 더 내야하는 것입니다. 도대체 얼마나 더 후세대에게서 받고 싶으신 겁니까. 도데체 언제까지 후세대의 삶을 담보로 하는 악순환을 계속할 것입니까.
오늘 저는 점심을 삼각김밥으로 먹으려다, 편의점에 삼각김밥이 다 팔려서, 삼각김밥을 먹지 못했습니다. 저녁은 2000원 짜리 떡볶이를 먹었습니다. 모든 청년들이 이렇게 살진 않지만, 저의 오늘이 많은 청년들의 단면이기도 합니다.
기성세대가 20대인 우리에게 보여주는 모습은 도대체 무엇입니까. 정말 그런 세상이 지속되길 바라십니까. 언제까지 태어날 때 돈을 가지고 태어나지 못함을 한탄하고, 집을 물려줄 부모를 만나지 못함을 한탄하고, 부모 밑에서 나와 독립해서 산 것을 한탄해야만 하는 그런 불평등하고 좌절스러운 세상을 지속할 것입니까. 이제 그만 끝내야 하지 않습니까.
청년들이 주변에 산다고 집값 떨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식에게 집을 물려주지 못해서 미안해하고, 죄스러워하는 그런 불안이 더 줄어들 것입니다. 그게 훨씬 낫지 않겠습니까.
버스를 타고 오는 길에 전화 한통을 받았습니다. 익명을 요구하는 발신자는 민달팽이 유니온에서 일하시냐며 연락이 왔고, 내용은 대학생기숙사 건립이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있다는 이야기를 전하였습니다.
내용인즉 서울시에서 저소득층 대학생 기숙사 건립 계획이 주변 아파트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있다는 것이었고, 반대 이유는 소음, 일조권 침해로 인해 가구당 2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관련 기사를 읽고, 지도 검색을 통해 지역을 살펴보고 난 후 더욱 좌절스러웠습니다. 아파트는 남쪽을 향해 있었고, 기숙사 건축 예정지는 아파트 동편에 있었습니다. 소음은 대학생들의 술문화로 인해 우려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최근에 서대문구에 들어서는 저소득층 대학생 기숙사 주민설명회에 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4층짜리 건물에 3~4층을 대학생기숙사로 쓰고, 지하와 1층은 주차장, 2층은 공용시설로 쓴다는 계획이었습니다. 40여명의 사람들이 왔고, 약주를 하신 할아버지와 1분의 중년, 2분의 중년여성분들께서 학생기숙사는 안된다며 의견을 피력하셨습니다.
연애에 혈기왕성한 대학생이 들어오면 기숙사가 모텔처럼 유흥공간으로 변할 수 있다. 쓰레기, 소음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대학생들이 차를 끌고 오면 주차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결국 마지막엔 6억짜리 내 집을 10억에 사줄 것이 아니면, 나는 절대 동의하지 못한다며 소리를 지르셨고, 행사장은 엉망이 되었습니다.
자산이 없고, 소득이 없어, 원룸, 하숙, 고시원에 살 수 밖에 없는 청년들은 서울시평균아파트의 임대료의 2.5배가 넘는 평당 임대료를 내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서울시내 사립학교의 평균 기숙사 수용률은 9%에 못미치고, 한달 임대료 40만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80시간이 넘게 일해야 합니다.
대학생/청년이 밀집하여 살고 있는 대부분의 곳은 젊은 사람들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어머니도, 아버님도, 아이도, 학생도 함께 살고 있습니다. 사람 대 사람으로 가지는 갈등이 있을진 몰라도 그 갈등을 조정하고, 조율하며 함께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곳이라고 소음문제가 더 크거나, 쓰레기 문제가 더 크거나, 범죄가 더 발생하진 않습니다. 대학생/청년이 그리 특이한 존재는 아닙니다. 으레 어느 동네에나 있는 사람일 뿐입니다.
일조권 침해, 우범지대화, 소음 등의 이야기가 백화점이 들어선다고 했을 때, 영화관이 들어선다고 했을 때, 상업시설이 들어선다고 했을때도 똑같이 이야기 되었을까 궁금합니다. 그 때도 ‘우리 동네가 힘이 없어서 기숙사를 막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합니다.
‘집 값은 오르는게 당연한 사회’에서 백화점, 영화관, 상업시설과 같은 달콤한 시설이 아닌 학생들의 기숙사가 들어온다고 했을 때 가지는 허탈감이 얼마나 크셨을까요. 평생을 다해 마련한 집에 대한 기대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좌절도 크셨겠지요. 하지만 집값이 상승하면 그것을 누가 감당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셨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건 누군가가 현금으로 가져다 주는 것입니까? 영화관에서, 상업시설에서 돈을 주는 겁니까? 아닙니다. 우리가, 누군가에 자식들이 그 만큼 더 내야하는 것입니다. 도대체 얼마나 더 후세대에게서 받고 싶으신 겁니까. 도데체 언제까지 후세대의 삶을 담보로 하는 악순환을 계속할 것입니까.
오늘 저는 점심을 삼각김밥으로 먹으려다, 편의점에 삼각김밥이 다 팔려서, 삼각김밥을 먹지 못했습니다. 저녁은 2000원 짜리 떡볶이를 먹었습니다. 모든 청년들이 이렇게 살진 않지만, 저의 오늘이 많은 청년들의 단면이기도 합니다.
기성세대가 20대인 우리에게 보여주는 모습은 도대체 무엇입니까. 정말 그런 세상이 지속되길 바라십니까. 언제까지 태어날 때 돈을 가지고 태어나지 못함을 한탄하고, 집을 물려줄 부모를 만나지 못함을 한탄하고, 부모 밑에서 나와 독립해서 산 것을 한탄해야만 하는 그런 불평등하고 좌절스러운 세상을 지속할 것입니까. 이제 그만 끝내야 하지 않습니까.
청년들이 주변에 산다고 집값 떨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식에게 집을 물려주지 못해서 미안해하고, 죄스러워하는 그런 불안이 더 줄어들 것입니다. 그게 훨씬 낫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