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주택 의견 수렴 공청회
12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국토개발원에서 열린 행복주택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장에서 최근 행복주택 시범지구 후보지로 발표된 지역 주민들이 후보지 지정과 관련, 졸속 행정을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0일 서울 오류동역·가좌역·공릉동 경춘선 폐선부지·안산 고잔역 등 철도부지 4곳과 서울 목동·잠실·송파 탄천 등 유수지 3곳 등 총 7곳을 행복주택 시범지구 후보지로 선정했다고 발표했지만 일부 지역 주민은 집값 하락과 인구 과밀화 등을 이유로 사업 추진을 반대하고 있다.
주민들은 공청회가 시작된 지 2시간만에 "이 공청회는 허구"라고 소리치며 행사장에서 퇴장했다. 이후 패널토론에서 26살 대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권지웅 민달팽이 유니온 대표는 "서울 청년의 30% 이상이 옥탑방·지하방에 거주하는 주거빈곤층이다. 청년들이 전염병 환자나 범죄자도 아닌데 공공임대주택을 혐오시설 취급하는 게 가슴 아프고 안타깝다"며 "행복주택 자체는 반대하지 않지만 우리 지역은 안 되고 교외로 나가라는 것은 약자를 거부하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권 대표는 "공공임대주택 규모가 너무 크다면 줄이고 앞에 녹지를 만들거나 1층을 주민공용 공간으로 만다는 등 함께 대안을 논의할 수 있다"면서 "청년들의 절박한 처지를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남상오 주거복지연대 사무처장은 "아까 주민들이 '애국심은 애향심에서 나온다'고 말했는데 '집 없는 사람에게 애국심을 기대하지 마라'는 영국 속담도 있다"면서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이 국가적인 과제임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철도부지·유수지 위에 행복주택을 건설하는 자체는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신지웅 EAN 테크놀로지 대표이사는 "소음·진동 문제를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지만 참을 수 있는 수준으로 최소화할 수는 있다"면서 "도로교통 소음에 비해 철도는 차량대수와 운행시간 등을 예측,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사업 시행을 맡게 될 LH는 행복주택 사업으로 일자리를 만들어 지역 주민에게 생활 기반을 제공하고 유수지 체육시설 등은 이전, 재설치함으로써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박완수 LH 주택사업본부장은 "철도 부지는 철도 시설로 단절된 지역을 연결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유수지는 우범지대 이미지를 벗을 수 있게끔 하겠다"고 전했다.
국토부는 기존 계획을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하되 행복주택 시범지구에 사회적 기업을 유치하고 지역 주민을 20∼30% 의무 고용하게 하는 등 기존 주민과 어우러질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명섭 국토부 공공택지기획과장은 "행복주택으로 인한 교통난은 목동 아니라 도심권 어디라도 마찬가지"라면서 "기존 안을 수정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13일부터 시범지구 주민설명회를 개최,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내주 국회 법안심사위원회에 관련 법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eugenie@yna.co.kr
행복주택 의견 수렴 공청회
12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국토개발원에서 열린 행복주택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장에서 최근 행복주택 시범지구 후보지로 발표된 지역 주민들이 후보지 지정과 관련, 졸속 행정을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0일 서울 오류동역·가좌역·공릉동 경춘선 폐선부지·안산 고잔역 등 철도부지 4곳과 서울 목동·잠실·송파 탄천 등 유수지 3곳 등 총 7곳을 행복주택 시범지구 후보지로 선정했다고 발표했지만 일부 지역 주민은 집값 하락과 인구 과밀화 등을 이유로 사업 추진을 반대하고 있다.
주민들은 공청회가 시작된 지 2시간만에 "이 공청회는 허구"라고 소리치며 행사장에서 퇴장했다. 이후 패널토론에서 26살 대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권지웅 민달팽이 유니온 대표는 "서울 청년의 30% 이상이 옥탑방·지하방에 거주하는 주거빈곤층이다. 청년들이 전염병 환자나 범죄자도 아닌데 공공임대주택을 혐오시설 취급하는 게 가슴 아프고 안타깝다"며 "행복주택 자체는 반대하지 않지만 우리 지역은 안 되고 교외로 나가라는 것은 약자를 거부하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권 대표는 "공공임대주택 규모가 너무 크다면 줄이고 앞에 녹지를 만들거나 1층을 주민공용 공간으로 만다는 등 함께 대안을 논의할 수 있다"면서 "청년들의 절박한 처지를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남상오 주거복지연대 사무처장은 "아까 주민들이 '애국심은 애향심에서 나온다'고 말했는데 '집 없는 사람에게 애국심을 기대하지 마라'는 영국 속담도 있다"면서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이 국가적인 과제임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철도부지·유수지 위에 행복주택을 건설하는 자체는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신지웅 EAN 테크놀로지 대표이사는 "소음·진동 문제를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지만 참을 수 있는 수준으로 최소화할 수는 있다"면서 "도로교통 소음에 비해 철도는 차량대수와 운행시간 등을 예측,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사업 시행을 맡게 될 LH는 행복주택 사업으로 일자리를 만들어 지역 주민에게 생활 기반을 제공하고 유수지 체육시설 등은 이전, 재설치함으로써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박완수 LH 주택사업본부장은 "철도 부지는 철도 시설로 단절된 지역을 연결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유수지는 우범지대 이미지를 벗을 수 있게끔 하겠다"고 전했다.
국토부는 기존 계획을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하되 행복주택 시범지구에 사회적 기업을 유치하고 지역 주민을 20∼30% 의무 고용하게 하는 등 기존 주민과 어우러질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명섭 국토부 공공택지기획과장은 "행복주택으로 인한 교통난은 목동 아니라 도심권 어디라도 마찬가지"라면서 "기존 안을 수정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13일부터 시범지구 주민설명회를 개최,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내주 국회 법안심사위원회에 관련 법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eugenie@yna.co.kr